1형 당뇨를 진단받고 나서 집 풍경이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냉장고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저혈당 올 때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는지부터 확인하게 된다. 특히 밤에 잠들기 전에는 괜히 한 번 더 냉장고를 열어보게 되는 날도 많다.
처음 저혈당을 겪었을 때는 솔직히 너무 무서웠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손끝이 차가워지는데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도 멍해지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니까 순간적으로 겁이 확 올라왔다. 그때는 저혈당이 오면 뭘 먹어야 하는지도 제대로 몰랐고, 그냥 눈에 보이는 걸 급하게 집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저혈당을 몇 번 반복해서 겪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패턴이 생겼다. 어떤 음식은 혈당이 빨리 올라왔고, 어떤 음식은 생각보다 반응이 느렸다. 또 어떤 건 혈당은 오르는데 이후에 너무 많이 튀어버려서 다시 고혈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단 음식이라고 아무거나 먹기보다는, 내 몸에서 실제로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를 기준으로 저혈당 대비 음식들을 따로 챙겨두게 됐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자주 먹었던 저혈당 대비 음식들과, 왜 그런 음식들을 계속 사두게 됐는지 기록해보려고 한다.

야쿠르트와 초코우유
저혈당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야쿠르트였다.
특히 새벽 저혈당이 왔을 때는 냉장고에 야쿠르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괜히 안심이 됐다. 실제로 몇 번은 새벽에 식은땀 흘리면서 깨서 거의 반쯤 정신없는 상태로 냉장고 문부터 열었던 적이 있었다.
그럴 때 야쿠르트는 양도 부담스럽지 않고 빨리 마실 수 있어서 자주 찾게 됐다. 무엇보다 너무 달지 않은데도 혈당이 비교적 빠르게 올라오는 느낌이 있어서, 지금도 냉장고에 거의 항상 넣어두는 편이다.
초코우유도 비슷했다. 처음에는 그냥 편의점에서 급하게 사 먹었던 건데, 몇 번 경험하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저혈당 대비용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밖에서 저혈당 느낌이 올 때 초코우유만큼 바로 먹기 편한 것도 없었다.
실제로 지하철 이동하다가 식은땀이 나고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어서 급하게 편의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초코우유 하나 마시고 한동안 의자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다만 초코우유는 이후 혈당이 꽤 많이 튀는 날도 있었다.
특히 밤늦게 먹으면 새벽 이후까지 혈당이 계속 높게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요즘은 양을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지는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저혈당 오면 무조건 급하게 먹기 바빴는데, 몇 년 지나고 나니까 이제는 “얼마나 먹어야 다시 안정되는지”를 같이 생각하게 된다.
포도당캔디와 과일주스
밖에서 가장 자주 챙기는 건 포도당캔디였다. 가방 바꿀 때마다 거의 자동처럼 옮겨 넣게 되는 물건 중 하나다. 처음에는 굳이 이런 걸 사야 하나 싶었는데, 실제로 한번 저혈당을 겪고 나니까 왜 다들 들고 다니는지 바로 이해됐다. 특히 이동 중일 때는 포도당캔디가 진짜 편했다. 빨리 먹을 수 있고 휴대하기도 쉬워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부담이 덜했다. 다만 여름에는 녹아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가방 안 상태를 자주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됐던 건 과일주스였다. 오렌지주스나 사과주스를 작은 팩으로 사두면 급할 때 꽤 유용했다. 실제로 저혈당 느낌이 올 때 액체 형태가 확실히 먹기가 편하다 보니까 몸 상태 안 좋을 때도 비교적 빨리 넘길 수 있었다.
특히 감기 걸렸을 때 저혈당까지 같이 왔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은 씹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결국 주스부터 마셨던 기억이 난다.
다만 과일주스는 양 조절을 잘해야 했다. 생각 없이 큰 팩으로 마셨다가 이후 혈당이 너무 올라간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용량 위주로 사두는 편이다. 그리고 의외로 도움이 됐던 건 꿀이었다.
예전에는 꿀을 저혈당 대비용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너무 정신없어서 집에 있던 꿀을 급하게 한 숟갈 먹었던 적이 있었다. 이후 혈당이 올라오는 속도가 꽤 빨라서 그 뒤로는 집에 작은 꿀 스틱도 몇 개 두게 됐다.
크래커와 사탕
저혈당을 여러 번 겪다 보니까 단순히 혈당을 올리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처음에는 무조건 빨리 올리는 데만 집중했는데, 그렇게 먹고 나면 이후 혈당이 너무 튀거나 다시 급격히 떨어지는 날들도 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저혈당이 어느 정도 회복된 이후에 크래커나 과자 같은 걸 조금 더 먹는 경우도 있다. 특히 새벽 저혈당 이후에는 더 그랬다. 야쿠르트만 마시고 다시 자면 몇 시간 뒤 또 떨어지는 느낌이 오는 날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크래커나 작은 과자도 같이 챙겨두는 편이다. 그리고 사탕류도 은근 도움이 됐다.
특히 딱딱한 과일사탕 같은 건 가방 안에 오래 넣어두기 편해서 자주 들고 다녔다. 물론 여름에는 녹을까 봐 신경 쓰이긴 하지만, 밖에서 갑자기 혈당 떨어지는 느낌이 올 때는 이런 작은 사탕 하나도 꽤 든든했다.
1형 당뇨가 생기고 나서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음식 보는 기준인 것 같다. 예전에는 그냥 먹고 싶은 걸 봤다면, 지금은 “이 음식이 혈당에 어떻게 반응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저혈당 대비 음식들은 거의 안전장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실제로 집에도, 가방 안에도, 차 안에도 뭔가 하나씩은 꼭 두게 된다. 야쿠르트나 초코우유처럼 익숙한 음식부터 포도당캔디, 주스, 크래커까지 종류는 계속 조금씩 바뀌었지만 결국 중요한 건 내 몸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를 계속 경험으로 배우게 된다는 점이었다. 지금도 완벽하게 맞추는 건 어렵다. 어떤 날은 생각보다 혈당이 빨리 올라오고, 어떤 날은 너무 천천히 반응한다. 같은 음식이어도 몸 상태 따라 달라질 때가 많다.
그래서 결국 저혈당 대비 음식도 정답이라기보다 나한테 맞는 음식들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에 더 가까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