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를 진단받고 가장 먼저 신경 썼던 건 탄수화물이었다.
밥, 빵, 면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들은 자연스럽게 계속 의식하게 됐다. 식사할 때도 탄수화물 양부터 계산했고, 빵 하나를 먹더라도 인슐린을 얼마나 맞아야 하는지부터 먼저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혈당 관리는 단순히 탄수화물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특히 식사 패턴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몸 상태 자체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밥은 먹었는데 금방 허기지고, 혈당은 빠르게 올라갔다가 다시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또 간식을 먹게 되는 흐름이 반복됐다. 한동안은 왜 이런 패턴이 계속 생기는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병원에서도 그렇고, 당뇨 관련 식단 이야기들을 보다 보니까 단백질 섭취 이야기가 정말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았다. 단백질이라고 하면 운동하는 사람들이 먹는 닭가슴살이나 프로틴 정도만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식사 구성을 조금씩 바꾸고 나서부터 혈당 흐름이나 포만감이 전보다 달라지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됐다.
오늘은 내가 직접 경험했던 단백질 섭취 이야기와, 왜 1형 당뇨에서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느끼게 됐는지 기록해보려고 한다.

빵 위주 식사와 불안정했던 혈당
예전에는 배고프면 그냥 간단하게 빵이나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는 날들이 많았다.
특히 늦게 일어나는 생활패턴 때문에 제대로 된 식사를 놓치는 경우도 많았고, 커피랑 빵만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날도 자주 있었다.
문제는 그런 식사를 하면 혈당 흐름이 정말 불안정했다는 점이었다. 먹고 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고, 몇 시간 지나면 또 허기가 심하게 왔다. 그러면 결국 또 뭔가를 먹게 되고, 혈당은 다시 흔들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그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 건 계속 피곤한 느낌이었다. 밥을 먹어도 몸에 힘이 오래 안 가는 느낌이 들었고, 혈당이 크게 흔들리는 날은 머리까지 멍해졌다. 특히 빵 위주로 먹은 날에는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심하게 오는 경우가 많았다.
피아스프를 맞고 먹어도 혈당이 위로 치솟는 날들이 있었고, 이후 추가 인슐린을 맞았다가 저혈당으로 떨어지는 흐름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음식 자체가 점점 스트레스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침에 삶은 계란이나 그릭요거트 같은 단백질 음식들을 같이 먹기 시작하면서 몸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작했다. 그냥 당뇨 관련 글들에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하니까 한번 해보자는 정도였다.
그런데 확실히 빵만 먹던 날보다 포만감 유지 시간이 길어졌고, 혈당도 상대적으로 천천히 움직이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그릭요거트랑 삶은 계란을 같이 먹은 날은 점심 전까지 허기가 덜 왔다. 그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크게 느껴졌다.
삶은 계란·그릭요거트 중심 식사 변화
그 이후로는 식사할 때 단백질을 같이 넣으려고 조금씩 신경 쓰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식단을 바꾼 건 아니었다.
그냥 계란을 삶아두거나, 닭가슴살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요거트를 사두는 정도부터 시작했다. 특히 삶은 계란은 생각보다 정말 자주 먹게 됐다. 아침에 간단하게 먹기 편하기도 했고, 빵만 먹었을 때보다 혈당이 덜 급하게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 상태에 따라 반응은 달랐지만, 적어도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조금 완만해지는 날들이 있었다. 그릭요거트도 꽤 도움이 됐다. 처음에는 그냥 다이어트 음식 정도로 생각했는데, 블루베리 조금이랑 같이 먹으면 생각보다 포만감이 오래 갔다. 특히 아침에 혈당이 애매하게 높게 시작한 날에는 빵 대신 요거트랑 계란으로 가볍게 먹는 편이 몸이 훨씬 편했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단백질을 충분히 먹은 날에는 군것질 생각이 덜 났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오후만 되면 단 음식이 엄청 당기는 날들이 많았는데, 식사 때 단백질 비중을 조금 늘리고 나서는 그런 흐름이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완벽하게 조절되는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똑같이 먹어도 혈당이 튀었고, 어떤 날은 공복혈당 자체가 높아서 하루 흐름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적어도 몸이 금방 지치고 허기지는 느낌은 전보다 줄어들었다.
단백질 섭취 이후 달라진 혈당 흐름
1형 당뇨를 관리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음식 하나가 생각보다 몸 상태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탄수화물 양만 줄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식사 구성 자체가 훨씬 중요했다. 특히 단백질을 같이 먹었을 때 혈당 흐름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날들이 많았다. 물론 단백질 음식이라고 무조건 혈당이 안 오르는 건 아니다.
요거트도 종류 따라 다르고, 단백질바도 당 함량 높은 제품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영양성분표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그리고 단백질 섭취는 단순히 혈당 때문만이 아니라 몸 상태 자체에도 영향을 줬다.
예전에는 혈당이 흔들리는 날이면 몸에 힘이 너무 없고 피로감이 심했는데, 식사 패턴을 조금 바꾸고 나서는 그런 흐름이 조금 덜해진 느낌이 있었다. 특히 운동할 때 차이가 있었다. 공복 운동을 하거나 슬로우러닝을 한 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이후 허기와 피로감이 더 심하게 오는 느낌이 있었다. 반대로 운동 후 단백질을 어느 정도 챙긴 날은 몸이 조금 덜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무조건 굶거나 탄수화물만 줄이는 방식보다, 단백질을 같이 챙기면서 식사를 구성하려고 하는 편이다.
아직도 혈당 관리는 어렵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몸 상태에 따라 다르고, 인슐린 타이밍 하나만 달라져도 그래프가 크게 흔들린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작정 굶거나 빵으로만 끼니를 해결하던 시기보다는 지금이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 있다.
결국 1형 당뇨는 하루하루 몸 반응을 계속 배우게 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단백질 섭취는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몇 년 동안 혈당 그래프를 보면서 조금씩 몸으로 느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