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를 진단받고 나서 생각보다 오래 스트레스 받았던 것 중 하나가 주사바늘이었다.
인슐린 자체도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하루에도 여러 번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사실이 은근히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특히 처음에는 주사 맞는 행동 자체보다 “언제 아플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더 컸다.
어떤 날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데, 어떤 날은 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따끔한 느낌이 확 올라오기도 했다. 심할 때는 맞고 난 뒤까지 욱신거리는 느낌이 남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원래 다 이런 건 줄 알았다. 당뇨 환자니까 참고 맞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주사 통증 자체에 크게 선택지가 있을 거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당뇨 관련 글들을 보다 보니까 주사바늘 길이랑 굵기에 따라 느낌 차이가 꽤 크다는 이야기가 계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바늘 종류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를 써본 끝에 32G 4mm 바늘이 나한테 가장 잘 맞는다는 생각으로 거의 정착한 상태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주사바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았던 경험이랑, 왜 결국 32G 4mm를 가장 편하게 느끼게 됐는지 기록해보려고 한다.

주사 통증과 긴장감
처음 인슐린 주사를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매번 긴장됐다. 특히 병원에서 처음 혼자 주사 연습할 때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갔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머리로는 별거 아닌데 막상 배에 바늘을 대고 있으면 이상하게 망설여졌다. 그 시기에는 주사 자체보다 긴장감 때문에 더 아팠던 것 같기도 하다. 몸에 힘이 들어가 있으니까 바늘 들어가는 느낌도 더 예민하게 느껴졌고, 괜히 같은 부위만 피해서 맞으려다가 멍드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피곤한 날이나 혈당 때문에 예민해져 있는 날에는 주사 통증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하루에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주사 맞기 전부터 스트레스가 생기기도 했다.
한 번은 외출 전에 급하게 주사를 맞다가 유독 아픈 날이 있었다. 그날은 맞는 순간 움찔할 정도로 따끔했고 이후까지 찌릿한 느낌이 남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경험이 한 번 생기면 다음 주사 때도 괜히 긴장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조금이라도 덜 아픈 바늘 없을까”를 계속 찾아보게 됐다. 처음에는 바늘 길이나 굵기가 그렇게 큰 차이를 만드는지 몰랐다.
그런데 직접 써보니까 진짜 느낌 차이가 꽤 있었다.
바늘 굵기와 길이
주사바늘을 찾아보다 보면 숫자가 계속 나온다. 31G, 32G 같은 굵기 표시도 있고 4mm, 5mm 같은 길이도 있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그냥 병원이나 약국에서 주는 걸 쓰는 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당뇨 오래 관리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보다 보니까 본인한테 맞는 바늘 찾는 과정이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굵기 차이가 꽤 체감됐다. 숫자가 커질수록 더 얇은 바늘인데, 실제로 써보면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조금만 두꺼워져도 피부 들어가는 감각이 더 느껴지는 날이 있었다.
길이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조금 긴 바늘을 썼을 때는 맞고 나면 괜히 더 깊게 들어간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물론 사람마다 체형이나 피하지방 차이가 있어서 다 다르겠지만, 나한테는 짧은 바늘이 훨씬 편했다. 그러다 여러 개 써본 끝에 지금 거의 정착한 게 32G 4mm다. 이 조합이 지금까지 써본 것 중에서는 가장 부담이 덜했다. 특히 4mm 길이는 심리적으로도 편했다.
주사 맞기 전에 긴장감 자체가 조금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실제 통증도 상대적으로 덜했고, 맞고 난 뒤 불편감도 적은 편이었다.
물론 완전히 안 아픈 건 아니다. 어떤 날은 같은 바늘이어도 유독 따끔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피곤하거나 몸이 예민한 날에는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도 예전처럼 주사 전에 괜히 겁먹는 느낌은 많이 줄어들었다.
주사 습관과 피부 상태
주사바늘 자체도 중요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느낀 건 결국 주사 습관도 꽤 영향을 준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같은 부위만 계속 맞는 날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익숙한 위치가 편하다 보니까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자리만 찾게 됐다. 그런데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까 피부가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최대한 위치를 조금씩 바꾸려고 신경 쓰는 편이다.
배 주변도 방향을 바꿔가면서 맞고, 한쪽만 계속 쓰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의외로 피부 상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샤워 직후처럼 피부가 부드러운 상태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불편한 날이 있었고, 반대로 피부가 건조하거나 몸이 차가운 날에는 바늘 느낌이 더 예민하게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겨울에는 몸이 긴장돼 있어서 그런지 주사 맞는 순간 움찔하는 날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요즘은 주사 자체를 너무 급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예전에는 밖에서 빨리 맞고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급하게 찌르는 날들이 있었는데, 그러면 오히려 더 아픈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잠깐이라도 숨 한번 고르고 천천히 맞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
1형 당뇨는 결국 하루에도 몇 번씩 주사를 반복해야 하는 생활이다 보니까, 이런 작은 불편감들이 생각보다 크게 쌓인다. 그래서 나한테 맞는 주사바늘 찾는 것도 꽤 중요한 과정이었다. 지금은 32G 4mm 바늘을 가장 편하게 쓰고 있지만, 이것도 결국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찾게 된 결과였다. 예전에는 그냥 참고 맞기만 했는데, 이제는 조금이라도 덜 불편한 방법을 찾는 게 결국 오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마 1형 당뇨 관리라는 게 거창한 것보다도 이런 작은 스트레스를 하나씩 줄여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