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카페인은 생각보다 쉽게 포기되는 영역이 아니다.
나도 원래는 하루에 커피를 몇 잔씩 마시는 편이었다. 특히 늦게까지 깨어 있는 생활패턴이 오래 이어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커피 마시는 횟수도 늘어났다. 카페 가는 것도 좋아했고, 작업하거나 글 쓰는 시간에는 거의 습관처럼 커피를 옆에 두고 있었다.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몸이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밤늦게 커피를 마셔도 그냥 잠이 조금 늦게 오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활패턴이 계속 밀리고 수면시간이 엉망이 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몸 상태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 특히 1형 당뇨를 관리하면서는 수면과 혈당 흐름이 생각보다 깊게 연결돼 있다는 걸 계속 체감하게 됐다. 늦은 밤 커피를 마신 날은 잠드는 시간이 더 밀렸고, 다음날 공복혈당까지 같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그 흐름이 반복될수록 몸이 계속 피곤한 상태로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잠을 못 자서 힘든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카페인을 조금만 늦게 마셔도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괜히 두근거리는 날도 있었고, 잠은 오는데 깊게 못 자는 느낌이 드는 날들도 있었다. 그때부터 디카페인 커피를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맛이 밍밍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고, 괜히 커피 마시는 기분만 흉내 내는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바꿔보니까 생각보다 달라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디카페인 커피를 찾게 된 이유와, 생활패턴이나 혈당 흐름에서 어떤 변화들을 느꼈는지 써보려고 한다.

늦은 수면패턴과 카페인
원래도 나는 잠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편이었다. 새벽까지 영상을 보거나 글을 쓰다가 아침 가까워져서 잠드는 날들도 많았고, 심할 때는 아침 7시에 잠들어서 낮 12시 가까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생활패턴이 밀릴수록 커피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멍한 느낌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커피부터 찾게 된다. 특히 오후쯤 피로감이 심하게 몰려오는 날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거의 습관처럼 마셨다.
그런데 그 흐름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밤에도 잠이 쉽게 안 오는 날들이 많아졌다. 몸은 분명 피곤한데 머리만 계속 깨어 있는 느낌이었다. 누워도 잠드는 데 오래 걸리고, 겨우 잠들어도 중간에 자꾸 깨는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수면이 얕아지면 다음날 공복혈당도 이상하게 높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늦은 오후 이후 마셨던 커피는 다음날까지 영향을 끌고 가는 느낌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걸 잘 연결하지 못했다.
그냥 생활패턴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디카페인으로 바꿔 마신 날은 밤 느낌 자체가 조금 달랐다.
몸이 완전히 편안한 건 아니어도 적어도 심장이 예민하게 뛰는 느낌이 덜했고, 잠드는 시간도 전보다 조금 자연스러웠다.
그때부터 늦은 시간에는 디카페인을 선택하는 날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카페인 이후 혈당 흐름
카페인을 마셨다고 혈당이 무조건 크게 올라가는 건 아니었다. 문제는 그 이후 몸 상태와 생활패턴이었다.
특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난 다음날은 혈당 흐름 자체가 훨씬 예민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공복혈당이 평소보다 높게 시작하는 날도 있었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식후 혈당 스파이크가 더 크게 올라가는 느낌이 드는 날들도 있었다. 그리고 잠 부족한 상태에서는 이상하게 단 음식도 더 당겼다. 몸이 피곤하니까 빵이나 달달한 커피 같은 걸 계속 찾게 되는 흐름이 생겼고, 결국 혈당 그래프까지 같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한동안은 그 패턴이 꽤 반복됐다. 늦게까지 커피 마시고 잠드는 시간 밀리고, 다음날 피곤해서 또 커피 마시고, 이후 혈당까지 불안정해지는 흐름이었다.
특히 밤늦게 카페 가서 디저트랑 같이 커피 마신 날은 이후 혈당 그래프가 정말 정신없이 흔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인슐린을 맞고 먹어도 혈당 스파이크가 길게 이어지고, 밤새 뒤척이다 보면 다음날 몸 상태까지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런 경험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이제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됐다. 지금은 이 커피를 마시고 나서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같이 살펴보게 된다.
나의 선택지는 디카페인 커피
처음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을 때는 솔직히 어색했다. 왠지 커피를 마신 것 같지 않은 느낌도 있었고, 향은 비슷한데 뭔가 허전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마시다 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은 곳들이 많았다.
특히 요즘 카페들은 디카페인 원두 자체를 꽤 신경 쓰는 곳들이 많아서, 예전처럼 무조건 맛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덜했다.
광교 카페들 돌아다니다 보면 디카페인 옵션 있는 곳들도 꽤 자주 보였고, 늦은 시간에는 자연스럽게 디카페인을 고르게 되는 날들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껴졌던 건 밤 컨디션 차이였다.
예전에는 늦은 오후 이후 커피를 마시면 몸이 피곤한데도 잠드는 시간이 계속 밀리는 날들이 많았는데, 디카페인으로 바꾸고 나서는 적어도 그 흐름이 조금 줄어든 느낌이 있었다. 물론 생활패턴 자체가 완벽하게 좋아진 건 아니다.
여전히 늦게 자는 날도 있고, 새벽까지 깨어 있는 날들도 있다. 그래도 예전처럼 카페인 때문에 몸이 과하게 예민해지는 느낌은 조금 덜해졌다. 그리고 잠이 조금이라도 안정되면 다음날 혈당 흐름도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날들이 있었다.
1형 당뇨를 관리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결국 생활 전체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수면, 음식, 스트레스, 카페인 같은 작은 요소들이 다 혈당 그래프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요즘은 커피를 마실 때도 단순히 맛만 보지 않는다.
오늘 몸 상태는 어떤지, 지금 시간이 몇 시인지, 이 커피가 오늘 밤 수면까지 흔들 가능성은 없는지를 같이 생각하게 된다.
디카페인 커피를 찾기 시작한 것도 결국 그런 흐름 속에서 생긴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