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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당뇨인이 회식을 대하는 자세

by 란로그 2026. 5. 25.

술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회식은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회식이나 약속이 잡히면 그냥 음식 고르고 술 마시면 끝이었다. 물론 다음날 피곤한 정도는 있었지만, 적어도 혈당 때문에 계속 신경 쓰면서 술을 마셔야 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인슐린을 맞기 시작하고부터는 술 한잔 마시는 일도 생각보다 복잡해졌다.

특히 회식처럼 음식과 술이 같이 들어가는 자리는 혈당 흐름이 정말 예측이 어려웠다. 술만 마시는 것도 아니고 안주까지 같이 먹게 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고, 문제는 그 이후 흐름이 계속 흔들린다는 점이었다.

진짜 처음에는 술 자체가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조차 잘 몰랐다. 그냥 안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몇 번 겪어보니까 술자리 이후 몸 상태 자체가 평소랑 많이 달랐다. 혈당 그래프도 계속 예민하게 움직였고, 집에 돌아와 리브레를 보면 예상보다 훨씬 높게 올라가 있는 날들도 많았다. 그래서 회식 약속이 잡히면 그날은 평소보다 혈당을 훨씬 더 자주 확인하게 됐다.

피아스프를 언제 맞을지, 얼마나 맞을지 계속 계산하게 되고, 술 마시는 중간에도 리브레 그래프를 확인하게 되는 날들이 많았다.

가끔은 그 과정 자체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음주 이후 겪었던 혈당 변화와 회식이나 술자리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마음가짐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한다.

1형당뇨인이 회식을 대하는 자세
1형당뇨인이 회식을 대하는 자세

회식 자리와 혈당 스파이크

회식은 대부분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원래는 적당히 먹어야지 생각하고 가도 막상 음식이 나오기 시작하면 분위기에 휩쓸리는 날들이 있었다. 특히 고기집이나 술집처럼 안주가 계속 나오는 자리는 생각보다 조절이 어려웠다.

문제는 술 자체보다 안주랑 같이 먹는 조합이었다. 맥주나 소주를 마시면서 탄수화물 많은 안주까지 같이 먹게 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는 날들이 많았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식은 생활패턴까지 같이 흔들리다 보니까 이후 혈당 흐름이 더 불안정해졌다. 한 번은 회식 자리에서 고기랑 냉면, 술까지 같이 먹었던 적이 있었다.

원래는 적당히 먹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분위기상 계속 안주를 집어 먹게 됐고, 중간중간 술도 계속 들어갔다. 그날은 피아스프를 맞는 타이밍도 애매했다. 너무 일찍 맞기에는 음식 양이 예상이 안 됐고, 그렇다고 늦게 맞자니 이미 혈당이 올라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결국 리브레를 계속 확인하면서 중간중간 혈당 흐름을 보게 됐다.

그런데 술자리에서는 생각보다 판단도 흐려진다. 평소 같으면 음식 양을 조금 더 계산했을 텐데, 술이 들어가니까 그냥 괜찮겠지 싶어서 넘어가는 순간들이 생긴다. 문제는 집에 돌아와 리브레를 확인했을 때였다.

혈당 그래프가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 있는 날들이 많았다. 그 숫자를 보고 있으면 술자리에서 즐거웠던 기분보다 피로감과 짜증이 먼저 올라왔다.

인슐린 계산과 리브레 확인

요즘은 회식 약속이 잡히면 술자리 자체보다 인슐린 계산부터 먼저 생각하게 된다. 특히 술이 들어가는 날은 혈당 흐름이 평소보다 훨씬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주를 얼마나 먹게 될지 모르고, 술 종류에 따라서도 이후 반응이 달라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회식 있는 날은 리브레를 거의 계속 보게 된다. 중간중간 화장실 가서 혈당 확인하는 날도 있었고, 테이블 밑에서 몰래 그래프 확인했던 적도 있었다. 가끔은 그 과정이 너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남들은 그냥 술 마시고 웃고 있는데, 혼자 계속 혈당 숫자 계산하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아스프 추가 주사를 언제 맞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순간들이 가장 스트레스였다. 너무 빨리 맞았다가 저혈당 오면 위험할 것 같고, 그렇다고 안 맞고 버티자니 혈당은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날은 그냥 어느 정도 고혈당 상태로 놔두고 집에 와서 추가 주사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 밖에서는 저혈당 오는 상황이 더 무섭게 느껴질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술자리에서는 몸 상태 변화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다.

술 때문에 어지러운 건지, 혈당이 흔들리는 건지 애매하게 느껴지는 날들도 있었고, 결국은 조심하고 더 예민하게 대처해야 하는 방법 뿐이었다.

술을 마시고 난 이후 후폭풍

예전에는 술 마시면 그냥 다음날 숙취 정도만 생각했다. 그런데 1형 당뇨 이후에는 술자리 다음날 몸 상태가 훨씬 복잡해졌다.

혈당 그래프가 밤새 계속 흔들리는 날도 있었고, 잠 자체를 깊게 못 자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늦은 시간까지 술과 안주를 같이 먹은 날은 다음날 공복혈당까지 높게 이어지는 날들이 있었다.

문제는 몸 피로감이었다. 고혈당 상태가 길어지면 몸이 무겁고 멍한 느낌이 심해졌고, 갈증도 계속 올라왔다. 거기에 잠까지 제대로 못 자면 다음날 하루 전체 컨디션이 완전히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술 자체가 예전처럼 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가끔은 분위기 때문에 마시는 날도 있다. 사람들 만나고 웃고 떠드는 시간 자체는 여전히 좋다. 그런데 그 한 번의 즐거움을 위해 감당해야 하는 혈당 관리 피로감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계속 느끼게 된다. 회식 끝나고 집에 와서 다시 리브레 확인하고, 추가 주사 맞고, 새벽 혈당 떨어질까 걱정하면서 자는 흐름까지 생각하면 가끔은 그냥 안 마시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1형 당뇨를 관리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건 결국 평범했던 일상 하나하나가 조금씩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술자리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는 그냥 즐거운 자리였다면, 지금은 혈당 그래프와 인슐린 계산까지 같이 따라오는 시간이 됐다. 그래도 완전히 피하기만 하기보다, 내 몸이 어떤 흐름으로 반응하는지를 계속 기록하고 배우는 중이다.

1형당뇨인인 나는 결국 어떤 상황이 되던지 시행착오를 무한 반복하면서 내 스스로의 데이터를 쌓아가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